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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는 아이를 키우며, 부모로서 마음이 무너지는 날

by 배배시 2025.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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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는 아이를 키우며, 부모로서 마음이 무너지는 날

 

운동을 시키는 부모로서
답답하고 안타깝고 화가 나는 순간들이 많다.
특히 부부가 같은 방향을 보며 아이를 응원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될 때 더 속상하다.

속상한 마음을 어디 털어놓기도 어렵다.
괜히 말 꺼냈다가 아이 욕한 것처럼 느껴질까봐,
내 얼굴에 침 뱉는 것 같아서… 결국은 혼자 삭인다.

하지만 혼자 삭이기엔 너무 버겁다.


부부라면, 둘이서 속상한 마음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고 도닥여주는 사이여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오늘 일이 있었다.
그 일로 결국 부부싸움까지 가고 말았다.
황당하고 화나고 기분 나쁘고… 그냥, 바보 같았다.

 

남편은 운동선수 출신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시작해서
중·고등학교 상비군, 스무 살에는 국가대표로 국제대회 출전,
그리고 실업팀 생활을 15년쯤 하고 은퇴 후 현재는 지도자로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남편이 누구보다 우리 아이들을
이해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경험이 있으니까. 그 길의 어려움을 아니까.
하지만 그건 나의 기대였던 것 같다.

 

운동을 잘 아니까 더 답답한 걸까?
아니면 자기 경험에 갇혀서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남편은 나보다 더 속상해하고, 더 조급해하고,
문제는… 화낸다. 비난한다. 극단적이다.

“운동도 못해, 공부도 못해, 뭐 할래?”
“할 거면 똑바로 해, 아니면 때려쳐.”
“시키는 것도 안 하면서 뭐가 되려고?”
“너는 안 돼.”

그 말들을 옆에서 듣고 있자니 숨이 막혔다.
이건 훈육도 조언도 가르침도 아니다.
그냥, 맹비난이었다.

 

그래서 끼어들 수밖에 없었다.

“왜 애한테 얘기하는데 그렇게 말해?”
“그게 조언이야? 미래까지 짓밟는 거야.”
“앞으로 뭐가 되든, 뭐가 안 되든 그건 이 아이 몫이지. 왜 결론을 내려?”
“14살짜리 아이한테 왜 그러는데?”

그렇게 우리는 싸웠다.
정신없이, 감정만 앞세워 싸웠다.
지금 돌아보면… 그냥 엉망진창이었다.

 

사실 나도 내 아이가 많이 답답할 때가 있다.
엄마가 이만큼 뒷바라지 해주는데
감사할 줄 알고 더 열심히 연습해주면 좋겠다.
코치님 말도 잘 듣고, 시키는 거 이상으로 해주면 더 좋겠다.
대회를 다녀오면 많이 느끼고, 더 노력해주면 좋겠다.

근데 그건 결국 내 바람일 뿐이다.
강요할 수 없는, 그냥 부모의 바람.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사실 잘 모르겠다.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고, 남편은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싸우는 거겠지.

아이를 위한다는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그 방식이 서로 너무 달라서
결국은 서로 상처만 주고 있다.

 

아직도 모르겠다.
아이를 어떻게 도와야 하는 건지,
부모로서 어떻게 서 있어야 하는 건지.

다만, 이 마음이 내 안에서 터지기 전에
어디라도 꺼내어놓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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